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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결

나무 (현기영)

수많은 연륜이 형성해놓은 노거수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태는 덧없는 인간에겐 놀라운 기적이고 스펙터클이다. 아름답고, 정교하고 아주 복잡한 구조를 가졌다. 초라한 구조를 가진 인간에 비해 이 나무들은 얼마나 완벽한가. 인간을 훨씬 초과하고 초월하여 하늘에 가 닿았다. 거대하고도 위대하다. 성스럽고 거룩한 모습이다. 나무가 두 팔 벌리고 허공에 넓게 펼쳐 든 정교한 초록의 구조를 보라. 늙을수록 쇠약해지고 추해지는 것이 인생인데, 놀랍게도 나무는 늙을수록 장대해지고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애초 씨앗 속에 내장된 위대한 기획이 오랜 세월의 성장과 변화를 통해 그와 같은 위대한 결말을 낳았다. 웅장하면서도 순수하고, 진실된 아름다움이다. 그 순수, 그 진실이 인간을 꾸짖는다. 그 아름다움은 인간의 언어로는 온전히..
카테고리 없음 2021. 7. 2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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